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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와 신화
기사입력: 2018/12/11 [17:59]  최종편집: ⓒ 내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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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상 스님

 

뙤약볕에 가뭄이 계속되면 모든 생명체들은 타들어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역병마저 돌아 사람이 죽어나가도 뾰족한 방도를 찾을 길이 없다. 임금은 스스로 죄인이 되어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 그래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아낙들이 나서서 장대에 개짐(생리대)을 높이 내걸어 앞세우고 밤새도록 부엌 세간살이를 두드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도깨비 굿을 벌인다.


 남성중심의 사회이니 만큼 모든 책임은 남성이 져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과 세상의 흉흉함에 속수무책인 남성들을 더 이상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여성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하늘이 나서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서구를 국가발전의 모델로 삼으면서 이 같은 풍습들을 미신이라며 애써 외면했다. 대대로 이어온 민속이 내팽개쳐질 그렇게 하찮은 것들 일까하는 생각에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도깨비 굿을 예로 들었다.
 도깨비 굿이 미신이라면 동지는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우리 조상들은 인간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해와 달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절기라는 양력과 음력을 병행하여 사용했다. 천체(天體)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했고 윤달을 만들어 약간씩 차이가나는 지구운행의 문제를 해결했다.-가장 긴 하루는 24시간 0분 29초이며, 가장 짧은 날은 23시간 59분 29초이다-음력과 양력이 필요했던 것은 달에 의해서 조금과 사리가 생기고, 태양의 일조량과 기온의 변화를 정확히 알아야 농사를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법(曆法)은 국가운영에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고대역법에서는 동짓날을 설날로 삼았으며, 궁중에서는 원일(元日)과 같다고 하여 연회를 베풀고 임금은 관상감(觀象監)에서 만들어 올린 달력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御璽)를 찍어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세종은 이순지에게 명하여 그동안 사용했던 명나라의 대통력의 잘못을 바로잡았고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역법인 칠정산을-해·달·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7개별의 운행을 계산하는 방법-편찬하여 독자적인 역법을 만들었다. 새로운 달력이 정확한지를 검증하는 것은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것이었다. 당시 독자적 달력을 가진 나라는 조선과 중국 아라비아 정도로서 조선의 우주관측은 세계적이었다.


 이 같은 우주관측의 능력을 가진 나라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도깨비 굿을 등을 벌이는 것은 과학의 입장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심리적 접근이며 대동(大同)을 위한 민심화합이 목적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밝음은 선(善) 어둠을 악(惡)이라고 생각 했던 서양은 동지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신화 연구자들에 따르면 고대 이집트의 ‘오리시스’,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소아시아의 ‘아티스’, 시리아의 ‘아도니스’, 이탈리아의 ‘바쿠스’, 페르시아의 ‘미트라’는 하나 같이 “육체를 가진 신(神)이며 구세주이고 God의 아들이다. 12월 25일 외양간에서 태어났으며 3명의 양치기가 등장하는 탄생설화”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설화를 기독교도 받아들여 예수의 탄생을 12월 25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반구에서 볼 때 동지가 되면 태양이 남쪽 십자성(十字星) 가운데 위치하다가 12월 25일부터 움직이면서 낮이 길어진다. 낮이 길어지는 것은 선(善)의 시작을 의미한다. 춘분이 되어 낮이 밤보다 길어지면 선이 악을 완전히 이겼다는 의미에서 부활절로 기념한다.


 신화와 전설은 어떤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태양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동양과 서양은 각기 다른 풍습을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서구중심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리 것을 미신이라 하고 서양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무지한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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